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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회 못 먹는 '부산사나이'의 120억 '기부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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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10-20 17:01 조회8,5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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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회 못 먹는 '부산사나이'의 120억 '기부의 맛'

[2016 당당한 부자]<3-1>32년간 580여회 120억원 '기부왕'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 사진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30년 넘게 부산에서 사업했는데 회는 잘 못 먹습니다. 워낙 산골짜기 태생이라 회는 꿈도 못 꿨고 배고프면 송순이나 쑥, 칡 뜯어먹고 자랐습니다. 굶주리고 고생해봤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이 조금 더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22일 부산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세운철강 본사에서 만난 신정택 회장(68)은 자신을 '산골짜기 촌놈'이라고 소개하고 "고생한 사람들은 ‘가난을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에 돈을 벌고 없는 사람 처지를 알아 기부도 잘한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큰 이익 얻어 나눠 쓰라’…기업 일으켜 120억원 이상 기부


신 회장은 부산 사투리에 시원시원한 화법까지 전형적인 ‘부산사나이’였다. 기부도 통 크게 한다. 세운철강을 창업하고 6년 뒤인 1978년부터 지금까지 사회·교육·스포츠·경제 등 다방면에 걸쳐 580여 차례에 걸쳐 120억원 넘게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회 곳곳에 기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30년 넘게 기부 활동을 해오면서 크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기부철학을 널리 확산하고자 하는 마음에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에 취임했다. 오너 경영인으로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기는 신 회장이 처음이다. 지난해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100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신 회장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개인 돈으로 1억원 기부하기는 쉽지가 않더라”면서도 “그래도 가진 사람이 나눠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기부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부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부해야 부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간극도 좁혀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문득 신 회장의 사무실 한쪽 벽면에 걸린 ‘대리개세(大利蓋世)’란 사자성어가 눈에 띄었다. 1988년 세운철강 10주년을 맞아 서예 대가인 고(故) 청남 오제봉 선생이 신 회장에게 남긴 휘호라고 한다.

신 회장은 ‘대리개세’를 크게 소리내 읽은 뒤 “직역하자면 ‘큰 이익을 얻어 세상을 덮으라’는 뜻이지만 이익으로 세상을 덮을 수는 없다”며 “큰 이익을 얻어서 나눠쓰라는 얘기로 받아들여 좋은 글귀를 남겨준 뜻을 받들고 있다”고 말했다.

회 못 먹는 '부산사나이'의 120억 '기부의 맛'

◇“기부로 가난 대물림 끊고 세상을 밝게 만들어야”

 

신 회장이 기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자신이 가난 속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그는 경상남도 창녕군 성산면 대산리, 비슬산 자락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오지라는게 신 회장의 설명이다.

왕복 4시간을 걸어 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둘째인 자기까지 대학가기는 도저히 형편이 되지 않아 군을 제대한 후 공무원이 됐고 이후 사업에 뛰어들어 연매출 8000억원이 넘는 철강업체를 일궜다. 신 회장은 자신이 산골짜기에서 가난하게 자라 어려운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더 애잔하다고 한다. 

그는 “남들보다 잠을 아껴 한 걸음 더 뛰어다니는 사람에게 기회와 행운이 온다고 믿는데 아이들에게 근면성실하게 노력할 터전조차 없으면 안되지 않겠냐”며 “아이들이 건강하고 건전하게 잘 자라도록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 주는 기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법무부 주관하에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마을 환경을 개선하는 범죄예방봉사 법사랑위원회 활동에 애착이 많이 간다고 했다. 신 회장은 1996년에 법사랑위원으로 임명돼 부산시내 우범지역에 있는 빈집을 수리하거나 벽면을 페인트로 예쁘게 칠하고 보안등과 비상벨 등을 설치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연탄이나 생필품, 돈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경을 바꿔주고 교육 기회를 제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기부로 세상을 밝게 만들어 아이들이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아이들에게 폭넓은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장학금 기부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그는 부산지역 대학·고등학교 등에 매년 10억원 넘게 기부하고 있으며 모교인 대성중·고등학교에는 15년 전부터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신 회장은 “내가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서러움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 마음을 안다”며 “내가 어떻게 성장했고 자랐나 생각하면 더욱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사진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자가 솔선수범해야 사회 인식이 바뀐다”
 

 

신 회장은 국내에 기부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개인·기업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좀더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그는 “한국의 기부문화를 평가하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20~30% 수준에 불과한 것 같다”며 “해외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처럼 기업가의 기부가 활발한데 국내에서도 기업가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기부에 나서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부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강조하면서도 부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좀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부자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가로 성공하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데 정말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노력보다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자가 됐다는 인식이 큰 것 같고 부자들의 기부에 대해서도 크게 인정하지 않은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또 “주위 부자들에게 그렇게 돈 벌어 뭐 할거냐, 왜 베풀지 않느냐 물어보는데 부자들은 사회의 부정적 선입견 때문에 소극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며 “기부했다가 부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곤혹을 치른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부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부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기부로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계층간 사다리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자가 기부하지 않으면 부끄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사람이 더 많이 기부해야 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향후 2년간 100명의 고액 기부자를 더 끌어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 취임식에서 고객 기부자 10명을 동시에 가입시키기도 했다. 그는 그는 “그냥 회장으로 이름만 올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맡아보니 할 일이 많더라”며 “지금도 기부를 고민하는 3~4명을 설득하고 있다”고 웃음 지으며 말했다.

 

 

 

출처 :이재윤 기자  머니투데이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082821280269034&out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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